탄소배출권, 이대로 괜찮아?

님은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일반적으로 생활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게 되는데요. 이렇게 쓰레기를 일정한 규격의 봉투에 담아서 내놓게 하는 제도를 '쓰레기 종량제'라고 합니다. 쓰레기봉투를 구매하면서, 쓰레기를 버리는 만큼 그 처리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이 제도 덕분에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양이 크게 줄어들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쓰레기봉투를 사는 돈을 아끼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쓰레기 종량제와 비슷한 제도가 온실가스 배출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입니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에서 기업들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배출권'을 사전에 할당하고, 부족하거나 남는 배출권은 '배출권 시장'에서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예요.

다만 필요할 때마다 봉투를 마트에서 구매하는 쓰레기 종량제와 달리, 배출권거래제는 국가가 배출권의 총량을 미리 정해 기업들에게 나눠준다는 점이 다릅니다. 배출권거래제는 2015년 처음 도입되어 이젠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70%를 포괄할 정도로 대표적인 온실가스 관리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면 기업들이 배출권 구매 비용을 아끼려고 온실가스를 열심히 줄이겠지?🤔"라고 기대했어요. 그런데, 시행 이후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2.5%나 늘어났습니다.

인심이 너무 좋은 나라

배출권거래제는 어쩌다가 무용지물이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배출권을 너무 많이 공짜로 나눠준 데에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잔뜩 배출해도 될 만큼 배출권을 넉넉히 받았다면, 기업들은 온실가스를 줄일 이유가 없습니다. 엄청난 양의 종량제 봉투를 무료로 나눠준 것과 같은 효과인 셈입니다.

실제로 환경단체 '플랜1.5'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450여 개 기업들은 정부에서 할당받은 배출권이 많이 남아 2620만 톤을 팔았고 56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해요💰

제도를 개선하기는 했는데...

한편 정부는 지난 24일 배출권거래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어요.

이번 개선안의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보면:

1. 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 확대 💸

온실가스 고효율 시설을 신·증설하면 배출권을 새로 할당해 줍니다.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친환경 원료를 활용하면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해 줍니다.
온실가스 감축 인정 재생에너지를 확대합니다(기존에는 태양광·풍력·수력만 허용)

2. 배출권 증권사 위탁 거래, 선물 거래 허용 등을 통해 배출권 거래 활성화 🤝

3.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 및 규제 완화 📑

해외 감축 실적을 국내 실적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간소화
전자 산업(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온실가스 감축 설비 저감 효율 측정 대상을 축소(20%→10%)

4. 배출권 거래 대상 업체가 비대상 업체를 인수하는 경우 배출권을 추가로 할당 🎫

내용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기존 규제는 완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결국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과도한 배출권 할당, 지나치게 높은 무상 할당 비율 등에 대해선 손대지 않은 셈입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중장기 과제로 묶어 내년에 논의한다는 계획이에요.

결국 이번 개선안에는 기업들의 요구만 반영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이번 개선안은 올해 안에 개선할 수 있는 것들만 다룬 것이라고 해명했어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의 연도별 감축 로드맵이 내년 3월에 마련될 예정인데, 그전에 배출허용총량을 설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유상할당 문제는 현재 연구용역이 진행 중으로, 거기서 나오는 결론에 근거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내부적으로라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해요.

결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는 내년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한시바삐 배출 허용량을 줄이고, 배출권 유상 할당 비율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검은목꿩비둘기 발견

멸종한 줄 알았던 새, 검은목꿩비둘기가 140년 만에 무인 카메라에 포착되었습니다. 검은목꿩비둘기는 파푸아뉴기니 열대 섬에서 1882년에 발견되었으나 이후 자취를 감춰 사실상 멸종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멸종 위기 위급종이에요. 그런데 이 새를 목격했다는 소문을 듣고 떠난 탐사팀이 1개월간의 노력 끝에 새의 움직임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탐사대는 숲의 벌채 사업으로 이 희귀한 새가 영원히 사라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경산호'확산, '연산호'위기

제주도 인근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귀포 연산호 군락이 위기에 처했어요. 열대·아열대 경산호인 '빛단풍돌산호'가 대규모로 확산되어 연산호 군락에 침투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 바다의 산호 생태계가 온대 연산호 서식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연산호(팔방산호류)는 외골격이 없어 다소 무른데 반해, 경산호(육방산호류)는 몸 바깥쪽에 석회질로 된 골격을 가지고 있어 딱딱한 편입니다.

🏝️섬으로 흘러가는 쓰레기

파도에 밀려온 해양 쓰레기가 섬에 쌓여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통영에서 배로 15분 거리에 있는 학림도는 폐어구, 플라스틱, 비닐 등의 쓰레기가 가득 쌓이고 있어요. 인접한 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섬에 쌓이는 쓰레기는 접근이 어려워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4개월에 한 번 정도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수준이라고 해요.

상장사 1/3, ESG 낙제 수준

유가증권 상장사 3곳 중 1곳이 ESG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하반기 상장기업들의 ESG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평가대상 기업의 33.2%가 사실상 낙제인 D등급을 받았다고 해요. ESG 수준이 B+이상으로 양호한 기업은 31.7%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B등급 이하로 취약한 기업은 68.3%였습니다. 글로벌 투자자의 환경경영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상위권 기업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SMP 상한제 갈등 심화

정부가 추진하는 SMP 상한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요. SMP(계통한계가격)는 한국전력이 민간 발전사업자에게서 전력을 사들일 때 지불하는 도매가격을 뜻해요.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SMP도 급등했는데요, 이 때문에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SMP 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해 적자를 줄여보려는 심산인데, 재생에너지 업계에선 크게 반발하고 있어요. 이들은 행정소송까지 준비중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