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세계기후총회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유럽의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 속에 진행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는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내딛는 데 성공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도상국들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기금을 마련하기로 한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개발도상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선진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어요. 저위도의 개발도상국들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떠안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선진국들은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개발도상국들에 무제한적인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할 수도 있는 만큼 '기후 적응 지원'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손실과 피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죠.

올여름 대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134개 개발도상국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이들은 이번 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은 '도덕적인 실패(Moral Failure)'라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를 위한 기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어요. 협상은 2주간 난항을 겪었습니다. 결국 금요일(18일) 끝날 예정이었던 회의가 일요일 새벽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는데요, 그만큼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기 어려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핵심 쟁점은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1992년 기후변화협약 체결 당시엔 개발도상국이었지만, 이제는 상당한 규모의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들도 기금 마련에 동참해야 하는가? 였습니다. EU와 미국은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할거야~ 라는 입장이었는데요. 기금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내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들은 경제성장을 이룬 영향력 있는 나라들이 같은 편에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문제에서는 기금을 요구하는 측이 한 발 양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앞으로 1년간 24개국 대표가 위원회를 구성해 어떤 형태로 기금을 조성할지, 어떤 나라가 기금 설립에 공여하고, 어떤 나라를 지원할지를 정하게 돼요.

하지만, 합의되지 않은 문제들이 더 많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중국이 문제입니다. EU와 미국은 중국이 기금 설립에는 참여하되, 이 기금의 수혜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UN의 분류에 따르면 여전히 '개발도상국'이지만 오늘날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사실상의 '선진국'입니다.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또, 합의한 것에 강제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예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황에서 선진국이 이 기금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간 국제 사회는 기존에 합의했던 자금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과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사상 첫 합의'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값진 승리라는 점은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신뢰 회복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기존 기후 대응 목표를 재확인하는 데에 그쳤다는 문제도 제기됩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내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는 유지했지만 화석연료의 퇴출 등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못했어요. 결국 우리는 내년 세계기후총회로 많은 과제를 미루어둔 셈입니다.

대구의 동구와 수성구에 걸쳐있는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어종인 '얼새코미꾸리' 무리가 발견되었어요. 전문가는 이 팔현습지 일대가 얼룩새코미꾸리의 대규모 서식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어요. 이 습지에서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원앙'도 발견되었대요.

최근 식품・유통업계에서 포장재의 부피를 줄이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요. 생수병의 라벨이 사라지고, 병의 두께가 점차 얇아지는 추세입니다. 동원샘물은 생수병의 뚜껑 높이를 낮췄습니다. 신세계 푸드는 케이크를 고정할 때 플라스틱 대신 종이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풀무원다논은 떠먹는 요거트 패키지에서 라벨을 없앴습니다. 이마트・롯데마트에서는 라벨이 없는 자체 브랜드 생수를 선보였습니다.

화석 연료, 광물 등을 채굴하는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 규모를 측정한 연구를 소개해 드려요. 이 연구에 따르면, 채굴산업으로 인한 환경 비용은 낮게 추정했을 때 4000억 달러(541조 6000억 원)에 달합니다. 더 장기적으로 비용을 판단하면 무려 5조 달러로 늘어나요. 이러한 피해 비용의 64%는 채굴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에서 기인합니다. 채굴산업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큰 이익을 안겨주는 산업이지만, 이는 전 지구적 환경 피해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예요. 자원을 가공하는 나라는 경제적 이익을 얻지만, 이로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 비용은 기후 변화 취약국이 부담하게 됩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집계하기로 했지만, 군사부문 배출량은 제외되었어요.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군사부문 탄소 배출량 보고를 각국의 자발적 선택사항으로 남겨두었고요. 자연스럽게 각국의 군사부문 탄소배출량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런데 1년 전 국제적인 군사배출량 감시네트워크가 구성되었고, 이번 COP27을 맞아 세미나를 개최했어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7억 5천만 톤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5.5%를 차지합니다. 이를 한 나라라고 치면, 인도 다음으로 세계 4위에 오르는 수준입니다.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이날 두 나라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합의했다고 해요. COP27에 파견된 중국의 셰전화 특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에도 미국의 존 케리 특사와 공식적으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이전까지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경 및 국제 논의가 교역, 안보 문제 등의 갈등으로 수개월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맞이해 전 세계의 30여 개 언론사가 공동 사설을 냈어요. 화석연료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 돈을 걷고, 이 돈을 기후변화 취약국을 돕는데 쓰자! 라는 내용이에요. 횡재세란? 상황이 변하면서 법인이나 자연인이 일정 기준 이상의 이윤을 얻었을 때 그 초과분에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세금을 말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를 맞아 화석연료의 값이 오르면서 화석연료 기업은 큰 이윤을 내고 있어요.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을 표방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이 거셉니다. 우선 월드컵을 위한 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의 추정치가 잘못되었고, 탄소 중립 방안으로 조성된 대규모의 조경은 실질적으로 탄소 중립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해요. 또 경기를 보기 위해 세계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의 항공기 탄소 배출량도 막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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