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의 기후 리더가 될 수 있을까?

🇺🇸 지난주 금요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방문했습니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세계기후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기후총회에서 30분간의 연설을 통해 앞으로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나갈 것인지 소개했습니다. 올해 기후총회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어요.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이번 바이든 대통령 연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후 복원력 증대💰

기후 적응을 위한 기금에 1억 달러를 내기로 했어요. 지난해 목표 금액의 두 배입니다.
아프리카의 기후 적응을 위해 1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어요.

2. 기후변화 대응 가속화

이집트에 10기가 와트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집트는 같은 규모의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발전 설비 가동을 중단해요.
미국 내 메탄 배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어요. 2005년 대비 메탄 배출을 87%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3. 기후변화 관련 투자 촉진💵

공공 재정을 민간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끔 해 녹색채권 발행 등을 지원하기로 했어요.
지속 가능 금융 연합(Sustainable Banking Alliance)을 출범시켜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금융 시장 활성화를 돕기로 했어요.
미국의 청정 기술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4. 사회 참여 확대

기후 성평등 기금(Climate Gender Equity Fund) 등을 통해 지역 사회 및 공동체의 기후 복원력을 높이고, 청정에너지를 보급해 나가기로 했어요.

쉽지 않은 현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IRA 등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들을 강력하게 추진해왔습니다. 이번 연설에선 '어떤 일에 얼마를 쓸 건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또 한 번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녹록지 않은 현실을 확인할 수 있어요.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의회의 승인을 얻어 예산을 확보해야 해요.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한 예산 110억 원의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지금까진 그중 단 10억 달러만 확보한 상황이고요. 그러나 지난주 진행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남은 예산을 승인받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이번 연설은 이미 확보한 10억 달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설명한 셈인데요, 작은 액수라고 할 수 없지만 인류의 기후변화 대응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입니다.

'손실과 피해' 보상은?

지난 레터에서 이번 세계기후총회의 주요 키워드가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라는 소식을 전한 것 기억하시나요? 지난주 유럽 일부 국가들은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안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미국도 동참할 것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엔 '손실과 피해'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었습니다.

💡Editors' Comment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는 큰돈을 투자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개발도상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손실과 피해' 문제는 회피한 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리더'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중국, 인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기후 위기 문제를 외면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바이든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목표 달성'이 '인류의 기후 위기 극복'과 맞물려있는 묘한 현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열대우림 삼국 동맹

🌳세계 열대우림의 52%를 보유한 브라질,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이 열대우림 보존 동맹을 맺기로 했어요. 열대우림 보전을 위해 공동 제안서를 작성하고, 기후 변화 대응 등을 협의한대요. 또, 다른 열대우림이 있는 나라를 초대해서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나라들을 견제할 방법을 논의중이라고 해요.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지난 3개월간 시민실천단 303명과 함께 '쓰레기 다이어트'를 시도했는데요. 생활폐기물이 평균 35% 감축되었다고 해요. 일반쓰레기, 종이, 플라스틱, 유리병, 비닐, 배달용기, 일회용 수저 등을 측정했는데, 일회용 수저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 다음으로는 일반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가 뒤를 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이 쓰레기 다이어트를 일반 시민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

⚡️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에너지 소비국입니다. OECD 의 다른 나라는 10년간 연평균 0.2% 감소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연 0.9%씩 늘어났대요. 지난해에는 5.4%의 증가율로 사상 최고였어요. 우리나라 전력 사용량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전체 소비 4위, 1인당 소비는 5위라고 합니다. 에너지 효율성을 늘려 에너지 다소비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해수면 계속 상승중...

🌊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기상기구가 슬픈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지난 8년이 역사상 가장 더웠으며, 해수면 상승세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해요. 1990년대에는 해수면이 매년 2.1mm씩 상승했는데, 최근 10년 동안은 매년 4.4mm, 2020년 이후에는 5mm 높아졌대요.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어떤 긍정적인 지표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어요.

에너지 효율화 : 최고의 에너지원

⚡️ 국제에너지기구는 에너지를 아껴서 효율적으로 쓰는 것(에너지 효율화)이 '첫 번째 연료'라고 정의했어요. 에너지 효율화는 에너지 안보, 친환경,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유일한 에너지라고 불려요. 우리나라에서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1% 줄이면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쓰이는 1조 850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대요.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2%로, 에너지 효율화가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

기후 위기 경고 명화 훼손 시위

🖼️ 기후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명화를 훼손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요. 이들은 사람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거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었어요. 시위자들은 "여러분은 그림을 보호하는 것과 지구와 인류를 보호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라고 질문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