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 가솔린차 멈춰!✋

지난 레터에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 대응 예산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보내드렸는데요, 미국에서 또 한 번 주목할 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캘리포니아주에서 2035년부터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것입니다!🚫

가솔린차를 금지한다고?🚗🚫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회(CARB; 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가 지난 목요일, 내연기관 차량들에 대한 강화된 환경규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35년부터는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PHEV)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내연기관 차량을 팔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무공해 차량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율을
📈 2026년까지 35% - 2030년까지 68% - 2035년까지 100%
이렇게 점진적으로 늘려가기로 했어요.
무공해 차량 전환을 위한 투자도 하기로 했어요.
💸 2022년~2023년 회계연도에 27억 달러, 3년에 걸쳐 39억 달러를 투자해 저소득층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등을 할 예정입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성능 보증 기준도 강화될 예정이라고!

강화된 규제안은 이제 연방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로,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어떤 영향을 미치려나?

캘리포니아주는 그 인구수가 3900만 명 이상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습니다. 경제 규모도 매우 커서, 만약 캘리포니아주가 단일 국가라면 세계 5위 수준의 '경제 대국'이 됩니다. 그만큼 이번 캘리포니아주의 규제가 환경에 미칠 영향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일단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회는 이번 규제로 2040년 차량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절반을 감축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주를 따라 다른 주들도 환경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지요!

한편 이번 규제안은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계획과 얼추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GM사는 작년 초 203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포드사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40%로 늘리겠다고 말했고, 폭스바겐사는 2033~2035년 사이에 유럽에서 가솔린 차량 판매를 중단할 계획입니다. 강화된 규제가 급진적인 측면은 있지만, 여러 기업들은 이미 전기차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전기차 충전시설을 충분히 설치할 수 있을지, 또 전기차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을지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이번 규제는 미국 연방정부가 설정해 둔 환경 규제보다 강한데요, 이런 경우엔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온실가스 배출을 열심히 줄여보려 하는 바이든 대통령이기에, 캘리포니아가 독자적으로 강화된 환경 규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대통령이 바뀌어 환경 정책의 방향이 바뀐다면 이 규제도 효력을 잃게 될지 모릅니다. 이미 공화당이 이끄는 17개 주의 법무장관들은 환경 규제의 강화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부, 환경 규제를 완화한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지난 26일, 환경부가 '환경규제 혁신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어요.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폐기물 재활용 규제 완화 : 자원순환 규제 샌드박스 도입, 폐기물 규제 제외 품목 확대
📑 환경영향평가 : 스크리닝제 도입
🧪 화학물질 규제 : 화학물질 위험도에 따라 규제 차등 적용
🌳 탄소중립 전환 : 포집된 이산화탄소 재활용 허용, 배출권거래제 해외 실적 인정절차 간소화
🔋 순환경제 구현 : 폐배터리 폐기물 규제 면제, 열분해유 나프타 제조 허용
✅ 녹색산업 육성 : 환경표지 통합인증 도입, 환경규제 의무사항 맞춤형 데이터베이스 지원

이 외에도 유사하거나 중복된 규제는 통합하는 등, 전반적으로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환경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간 잘 활용하지 못했던 각종 자원순환 기술들이 빛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거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등의 시도들이 앞으로는 더 많아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출처:환경부

걱정의 목소리

한편에서는 환경 규제가 완화되면 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주목받았던 것은 환경영향평가 스크리닝제 도입입니다. 현재는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반드시 사업자 부담으로 환경영향형가를 실시해야 합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한 것이죠.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스크리닝제'는 사전에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사업 성격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건너뛸 수도 있게 합니다. 만약 '사전 검토 기준'이 개발사업 실시에 유리하게 만들어지면 환경영향평가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화학물질 안전 규제를 위험도에 따라 차등 적용하겠다는 내용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위험도'의 기준이 기업에 유리하게 작성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