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3개월 넘게 전례 없는 규모의 폭우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되었습니다. 

9월 3일 기준 피해 규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홍수 피해는 계속 집계중인 만큼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전망입니다.

전체 피해 규모는 1700명이 넘는 사망자와 97억 달러 (약 13조 원) 규모의 피해를 야기했던 지난 2010년 홍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현재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입니다.

이번 대홍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괴물 몬순'입니다. 

바다와 대륙이 만나는 곳에서 생기는 계절풍을 뜻합니다. 바다와 육지의 온도차에 의해 여름에는 바다에서 대륙으로, 겨울에는 대륙에서 바다로 일정하게 바람이 불게 됩니다. 여름에는 몬순이 바다에서 수증기를 잔뜩 몰고 와 파키스탄을 비롯한 남아시아 일대에 우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문제는 이 몬순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더 강력하고 불규칙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에 수증기의 양이 많아지고, 그만큼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진다는 것이죠. 올해 특히 피해가 컸던 파키스탄 남동부 신드주와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강수량은 각각 예년보다 9배, 5배 이상 많았습니다. 결국 이번 재난의 배후엔 또 기후 변화가 있는 셈입니다.

극한 기후가 찾아오더라도 대비를 철저히 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파키스탄은 현재 정치 상황이 매우 불안정합니다. 올해 초 파키스탄에서는 13개 정당이 힘을 합쳐 파키스탄 테릭-이-인사프(PTI; Pakistan Tehreek-i-Insaf) 정부를 국회에서 몰아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PTI는 여러 주의 권력을 장악한 채 전체 인구의 75%를 통치하는 중입니다. 파키스탄 기상청은 이미 5월부터 예년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정치적 갈등 속에서 PTI가 통치하는 지역은 제대로 대비할 수 없었습니다. 이 밖에 파키스탄의 부족한 사회기반시설과 경제력, 삼림 벌채로 인해 높아진 빗물 유출 속도도 피해를 더한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피해 복구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피해 복구를 위해서 100억 달러(약 13조 4450억 원)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파키스탄이 배출한 탄소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선진국이 내뿜은 온실가스로 피해를 입은 것이죠.

파키스탄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그동안 '손실과 피해'를 다루는 별도 예산을 편성해 기후 재난에 따른 피해 복구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올해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의장국은 바로 파키스탄입니다. '손실과 피해'를 다루는 문제는 이번 연도 당사국총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전기본은 앞으로 15년간 우리나라가 전력 생산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계획이에요. 이번 초안에서 정부는 2030년 전기 생산 비중 목표를 원전 30.2%, 신재생 에너지 21.5%로 제시했습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32.8%, 원전 발전 비중은 21.5%로 정했던 것에 비추어보면 원자력 발전 비중 목표는 크게 늘리고, 그만큼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크게 낮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그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요, 이번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이러한 '탈원전 폐지' 기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건설중이던 원전을 완성해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다만 기존에 허가받지 않은 새로운 원전을 더 짓지는 않기로 했어요.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낮춘 배경으로 '실현 가능성'과 '주민 반발'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30% 넘는 전력을 충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주민들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한편 환경단체들은 원전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국제적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5월 유럽연합은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45%로 설정했고,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에 369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기업들의 RE100 가입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 충분한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낮아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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