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순환경제’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순환경제는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을 뜻합니다.

우리가 문명을 통해 누리는 여러 편리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일구기 위해선 있는 자원은 최대한 아껴 쓰고,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순환경제는 이런 노력들이 사회 전체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어요.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선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해요.

• 첫째,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줄여야 해요. 순환경제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 둘째, 버려지는 물건들은 최대한 재활용해야 해요.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재활용에 용이하게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분리배출된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수거해서 재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 셋째, 재활용을 최대한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폐기물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걸 안전하게 처리해야 해요.

수리할 권리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수리하거나 개조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해요.

‘내 물건을 내가 수리하는데 허락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수리할 권리를 갖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전자제품들을 예로 생각해 보면요, 대부분의 제품들은 정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수리하면 보증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직접 수리를 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수리 방법은 물론이고, 수리를 위한 부품도 제공하지 않죠.

결국 대다수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치고 싶다면 아무리 값이 비싸더라도 정식 서비스센터 외엔 찾아갈 곳이 없게 돼요. 또 오래된 제품이라면 서비스센터에 찾아간다고 해서 수리가 가능하리라는 보장도 없구요.

실제로 지난해 서울환경연합이 전자제품 48개 품목의 수리 실패 사례 113건을 조사한 결과,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한 경우가 42건, 수리점이 없거나 거절 받은 사례는 41건, 수리 비용이 너무 비싸 수리하지 못한 경우는 13건이었다고 해요.

이처럼 ‘고치고 싶어도 못 고치는’ 문제는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해외에서도 수리할 권리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답답함을 참지 못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여러 기계 장치의 수리법을 알아내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리할 권리 보장의 필요성은 최근 환경 문제와 맞물려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요.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선 폐기물의 양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수리할 권리’ 없이는 버리기 싫어도 버리는 물건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보다 논의가 앞서있는 해외에선 이미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을 만들어왔어요.

유럽연합은 2004년부터 관련 논의를 발전시켜왔고, 2020년엔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을 통과시켰어요. 프랑스는 2021년에 물건이 얼마나 수리하기 용이한지를 알려주는 ‘수리용이성 지수(Repairability Index) ’를 도입했구요. 같은 해 영국도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미국은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지난해 말엔 뉴욕 주에서 처음으로 수리할 권리를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어요.

우리나라도 최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어요. 지난해 말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통과되어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에요. 이 법에 따라 2025년부터 제품의 생산자나 수입자는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기준들을 준수해야 해요.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라, 아직 여러 논의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난 17일 환경부는 올해부터 시행령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내년에 작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해외의 여러 제조업체들은 수리할 권리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수리에 필요한 부품과 여러 정보들을 제공해 주기 시작하면 여러 영업 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한 지적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해요. 또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잘못 수리할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에 아직까지 뚜렷한 근거가 제시된 적은 없지만, 제조 업체들의 적극적인 로비로 법안의 내용이 완화된 경우가 많아요.

한편, 아직까진 국내 기업들은 수리할 권리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데요, 논의가 점차 진행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입장도 좀 더 자세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경 문제를 다루다 보면, 가끔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 너무나도 커서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큰 문제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 하나가 찾아왔어요. 바로 인류의 프레온가스 사용으로 파괴되었던 오존층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 지난 1989년 몬트리올의정서 채택 이후 인류가 오존층 보호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라고 해요.

기후변화로 인해 그린란드 빙핵이 1000년 만에 최고 온도에 도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독일 알프레트 베게너 연구소·브레멘대학 등의 연구진은 그린란드 중북부의 동토를 뚫어 추출한 빙핵 표본을 조사한 결과, 2001년~2011년의 온도가 20세기 평균보다 1.5도 더 높았다고 해요.

그린란드는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기후 현상을 겪고 있기도 한데요, 2019년엔 예기치 못한 폭염이, 2021년엔 기록상 처음으로 비가 내렸어요.

기후위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우리나라의 해군부대 시설 7곳 중 2곳은 운영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이번 연구는 정우송 해군 소령과 이재준 성균관대 방재안전공학과 연구원이 수행했어요. 해군의 주요 부대 시설 7개소의 2021년 평균해수면에 기상청의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적용해봤더니,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을 유지할 경우 2100년쯤엔 2개 부대 시설이 부대 운영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재작년, 포스코가 주최하는 행사에 난입해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겠다고 나선 환경 운동가들이 있었습니다. 포스코의 신고로 이들은 벌금 1200만 원에 약식기소됐는데요,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최후진술에 1시간을 허락받아 기후 재난에 대한 영상을 틀었어요. 재판을 일종의 기자회견장으로 활용한 것. 결과는 역시나 ‘유죄’였지만, 법원도 이들이 했던 활동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벌금 액수를 절반이나 깎았다고 해요.

소비자들의 환경 보호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린워싱’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유럽이 기업들의 허위 친환경 광고에 칼을 빼들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에코’, ‘그린’ 등을 앞세운 제품 10개 중 4개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허위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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