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COP15 🌎

COP27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건 뭐야?

지난 7일부터 다가오는 19일까지, 지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또 다른 COP가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다채로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생명체들을 지키기 위한,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입니다. 약 2주간 지구상에서 더 이상의 종이 사라지지 않게 하고, 또 생태계를 되돌려 풍성하게 하는 것에 관해 논의할 거예요.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COP10 이후, 다음 회의는 2020년에 중국의 쿤밍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어요. 그러나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으로 미뤄졌고, 작년에 온라인 회의로 1부를 마쳤습니다.

이번에 진행되는 2부 대면회의에서는 2030년까지를 대응하기 위한 계획인 '포스트-2020 글로벌 생물 다양성 프레임워크(Post-2020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Post-2020 BBF)'를 정할 예정이에요. 196개 당사국과 전문가들, 국제기구가 참석했고 우리나라도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을 필두로 정부 대표단을 꾸려 참석했어요.

이번에도 저조한 성적

2010년 일본에서 진행된 COP10에서는 2020년까지 달성할 20가지 세부 목표를 정했어요.

생물다양성에 유해한 정부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폐지하기!
야생동물 서식지 손실을 반 이상 줄이기!
생물다양성에 무해한 수준으로 오염물질 억제하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농업, 양식업, 임업 관리하기 등등

하지만 약속이 무색하게도 엘리자베스 마루마 므레마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은 이 중 어떤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리의 무한한 욕구로 인해 인류가 대멸종을 초래했다고 말했어요.

우리는 어디에서 살죠?

같은 행성에서 살고 있던 식구들이 조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작은 지구에서 인간은 점점 더 큰 공간을 차지하며 다른 생명체를 밖으로 밀어내고 있어요. 다양한 동식물이 유례없는 속도로 감소 중입니다.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척추동물 종들의 개체군 규모가 평균 68% 감소했습니다.
담수 생물의 개체군 규모는 평균 84% 감소했습니다.
아프리카 열대 지역의 생물 개체군 규모 감소율은 94%로, 충격적인 수준의 소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700년부터 전 세계의 습지 중 90%가 사라졌습니다.

노란뺨긴팔원숭이 Yellow Cheeked Gibbon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일대에서 서식하는 종입니다. 노란뺨긴팔원숭이는 지난 20년간 서식지의 30%를 잃었어요. 대부분 농업을 위해 산림을 개간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십 년간 동남아시아는 커피, 목재, 팜오일, 고무 등의 주요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투구큰부리때까치 Helmet Vanga

마다가스카르 북동부 열대우림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새입니다. 2001년 이후 서식지의 약 40%를 잃어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좁은 범위에 사는 생물은 서식지 손실에 더 치명적입니다. 서식지는 농업과 임업을 위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지금 남아있는 서식지로 50년 안에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바톤 스프링스 도롱뇽 Barton Springs Salamander

미국 텍사스의 고유종인 폐 없는 도롱뇽입니다. 맑은 물의 샘에서 주로 서식해요. 양서류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변화, 강한 자외선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데요, 이 도롱뇽은 여기에 더해진 텍사스의 도시화와 오염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2001년 이후로 서식지의 60%가 사라졌습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결국 우리 인류의 피해로 되돌아옵니다. 올해 COP15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보송보송한 종이빨대

플라스틱 퇴출을 위해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는 종이빨대는 쉽게 눅눅해지고, 폴리에틸렌으로 표면을 코팅해 미세플라스틱을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화학연구원과 서강대 박제영 교수가 좀 더 보송보송하고 토양과 해양에서 100% 생분해되는 종이빨대를 개발했다고 해요. 이들은 폴리에틸렌 대신 생분해 소재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에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털을 소량 첨가해 코팅했어요.

위기를 극복한 작은 도마뱀

여기 멸종 위기를 극복하고 개체 수가 증가한 멸종위기종 복원 성공 사례가 있어요. 멸종 위기 '위급' 종인 희귀종 유니온아일랜드도마뱀붙이(Union Island gecko)는 보석같이 예쁜 무늬와 클립보다 작은 몸집으로 밀매의 표적이 되어왔고, 개체 수의 80%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환경단체와 정부의 치열한 노력으로 야생 개체 수가 2018년 기준 약 1만 마리에서 현재 1만 8000마리로 80% 증가했어요.

탈출한 반달가슴곰 사살

지난 8일, 울산의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이 탈출해 농장주 부부를 공격했고 부부는 사망했습니다. 인근에서 발견된 탈출한 2마리의 곰과 우리 안에 있던 1마리의 곰은 모두 사살되었습니다. 이 반달가슴곰은 용인의 사육곰 농장에서 불법 증식된 곰이었고, 사고가 난 해당 농장 또한 허가받지 않은 시설이었습니다. 해당 시설에서는 작년 5월에도 반달가슴곰이 탈출한 일이 있었고, 곰과 농장주 모두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온 끝에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국립공원 고양이가 위협적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들고양이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설치된 무인카메라에 들고양이가 작은 새나 포유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데요, 사냥한 동물의 50%는 그냥 버리고, 21%는 선물하고, 30%만 직접 먹는다고 합니다. 환경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들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 후 재방사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어요.

5년 만의 멸종위기종 개정

지난 9일,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을 개정해 공포했습니다. 이번에 19종의 생물이 멸종위기종으로 신규 지정되었고, 4종은 멸종위기종에서 해제, 8종은 등급이 변경되었어요. 그런데 환경전문가들은 이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매는 분포 면적이 넓어지고 개체 수가 안정되었다는 이유로 1급에서 2급으로 등급이 하향되었는데요. 섬에서 생활하다가 겨울철에 육지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전국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 보이는 것뿐이라는 의견이 있어요. 또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멸종위기종 등재를 요구해온 구상나무는 멸종위기종에서 빠져있기도 합니다.